
기획도, 디자인도 없던 프로젝트를 제품으로 만든 개발자
ZEP 프론트엔드 개발자 박석류님은 “플래시카드 앱 하나 만들어주세요”라는 말에서 출발해 학습 앱 ‘메모치’를 만들었습니다. 기획과 디자인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제품의 방향을 잡고, AI를 활용해 서버와 프론트를 넘나들며, 사용자가 실제로 만족할 결과물을 끝까지 고민한 경험입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메모치를 만들어간 과정부터 ZEP에서 일하는 방식, 그리고 제품을 만드는 개발자로서의 성장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제품의 시작부터 함께하다


메모치는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나요?
원래 앱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어 ZEP에 합류했는데, 마침 새로운 학습 앱을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가 해보겠다고 손을 들었습니다.
출발점은 ‘플래시카드 앱’이라는 방향 하나였어요. 팀에서는 세부 기획이나 디자인을 미리 정해주기보다, 제가 제품을 어떻게 만들지 직접 정해보도록 맡겨줬습니다. 사실상 PO처럼 기획부터 디자인, 개발까지 제가 판단하고 결정하는 구조였습니다.
책임이 큰 만큼 하고 싶은 시도를 마음껏 해볼 수 있었어요. 이미 유명한 플래시카드 앱이 많았기 때문에, 똑같이 만들기보다 무엇을 다르게 보여줄 수 있을지부터 고민했습니다.
막막한 상태에서 제품의 방향은 어떻게 정했나요?
저는 예쁘고 귀여운 것을 좋아합니다. 기존 학습 앱은 공부에 집중한 진지하고 칙칙한 분위기가 강한데, 여기에 귀여운 캐릭터와 노는 경험을 더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학습과 캐릭터를 결합한 서비스를 참고하면서 메모치의 방향을 구체화했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그림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하루하루 직접 만들어보고 수정하면서 조금씩 제품의 모습을 완성해갔습니다.
기획과 디자인까지 직접 맡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점도 있나요?
개발자는 보통 정해진 기획을 구현하지만, 무엇을 만들지 정하고 사용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보일지 판단하는 일은 전혀 다른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내가 생각한 방향이 정말 맞을까 하는 자기 의심도 반복됐고요.
그 과정을 겪으며 기획자가 왜 필요한 역할인지 크게 느꼈습니다. 동시에 주어진 기획을 그대로 구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제품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의견을 내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분명해졌습니다.
빠른 실행과 높은 완성도

제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빠른 판단과 실행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비교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맡은 일은 빠르게 처리하고 배포한 뒤, 결과를 보며 계속해서 개선하는 방식으로 일하려고 합니다.
다만, 빠르게 만드는 것과 대충 만드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저는 화면의 작은 디테일을 맞추는 데서 오히려 만족감을 느끼는 편인데요. 서비스가 예쁘게 보이는 것 자체가 동기이기 때문에, 빠르게 실행하면서도 사용자가 보는 완성도도 끝까지 챙기려고 합니다.
개인의 실행 속도와 연결되는 팀의 방식은 무엇인가요?
저희 프론트엔드는 한 사람이 하나의 태스크를 맡고, 자신의 판단과 책임으로 끝까지 완성하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각자 따로 일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팀으로 협력하되, 담당자에게 온전히 신뢰를 주고 주도적으로 피처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합니다.
AI를 많이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이런 주도성은 더 중요해졌습니다. 여러 사람이 작업을 잘게 나누기보다 한 사람이 필요한 부분을 폭넓게 살펴보고, 빠르게 판단해 결과물을 만드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AI 시대의 개발자에게 필요한 역량
AI를 활용하면서 개발 방식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예전에는 서버 개발자가 작업을 끝내고 핸드오프 문서를 줄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개발 중 버그가 발견되면 다시 설명하고 수정을 요청하는 과정도 필요했고요.
지금은 AI를 활용해 서버와 프론트를 함께 다루면서 필요한 부분을 직접 수정하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발 속도와 효율이 확실히 좋아졌고, 하나의 기능을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나요?
AI가 만든 코드가 정말 잘 작성됐는지, 더 우아하게 개선할 수 있는지 판단하려면 기초 지식이 더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지금은 동작하는 결과물을 빠르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코드 품질까지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을 쌓고 싶어요.
프론트엔드를 주된 영역으로 가져가되 서버도 AI와 함께 계속 다뤄보고 싶습니다. AI라는 강력한 도구가 있는 시대에 한 도메인에만 머무르기보다, 결과물을 만들며 필요한 영역을 넓혀가는 개발자가 되고 싶습니다.
사용자가 만족하는 제품을 만들다
ZEP에서 성장했다고 느낀 순간은 언제였나요?
최근에는 비개발자 동료들에게 슈퍼베이스, 버셀, 깃을 활용해 웹사이트를 만들고 배포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세션을 진행했습니다. 비개발자분들이 직접 결과물을 배포하는 모습을 보면서, 웹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예전보다 잘 이해하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도 있게 됐다는 걸 느꼈어요.
개인적으로는 힘들고 귀찮은 일도 결국 해내는 태도를 배웠습니다. 재미있는 태스크만 있는 건 아니지만, 일단 실행하면 안 되는 일은 없다는 걸 경험으로 알게 됐습니다.
앞으로 어떤 제품을 만들고 싶나요?
제가 개발자를 선택한 이유는 컴퓨터나 코딩 자체보다, 내가 만든 서비스를 다른 사람이 직접 사용한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박람회에서 ZEP 서비스를 설명하고, 사람들이 흥미를 보이는 모습을 직접 봤을 때도 큰 동기를 얻었습니다.
앞으로도 예쁘고 잘 작동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가 실제로 만족하는 제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어려운 일을 경험으로 삼고, AI를 활용해 빠르게 실행하면서도 결과물의 완성도를 끝까지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ZEP에서 이런 경험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