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찾고, 빠르게 시도하는 ZEP 문유선님의 일하는 방식

사업개발파트에서 사업 운영 매니저로 일하며 스쿨 스쿼드의 PO 역할을 맡고 있는 문유선님은 ZEP School의 사업과 기능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선생님과 학생이 실제 수업에서 어떤 경험을 하는지 살피고, 지금 가장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 팀과 함께 결정합니다.

현장에서 발견한 문제를 제품의 다음 과제로 연결하고, AI를 활용해 막연한 생각을 구체적인 기획과 화면으로 바꾸며, 혼자 해결할 일과 도움을 요청할 일을 나누는 일.

문유선님이 ZEP School을 만들어가며 경험한 일의 방식을 들어봤습니다.

기업교육에서 ZEP School로

ZEP에 오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고,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저는 사업개발파트에서 사업 운영 매니저로 일하면서 스쿨 스쿼드의 PO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ZEP School 서비스의 사업을 운영하고, 서비스에 필요한 기능들을 어떤 순서로 만들지 고민하고 있어요.

ZEP에 오기 전에는 B2B 기업교육을 했습니다. 지금은 초·중·고를 대상으로 하다 보니 분야는 다르지만, 학습자를 어떻게 만족시킬지 고민한다는 점은 비슷해요. 기업교육에서도 학습자들이 더 잘 배우고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면, 지금은 학생들이 재미있고 주도적으로 배우는 방법과 선생님들이 편하게 수업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대상이 달라지면서 학습 장면을 바라보는 방식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학생에게는 수업이 재미있고 직접 참여하고 싶은 경험이어야 하고, 선생님에게는 수업을 준비하고 운영하는 과정이 지나치게 어렵지 않아야 합니다. 두 사용자의 경험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점이 지금 제가 맡은 일의 중요한 특징인 것 같아요.

수업의 장면을 넓히는 ZEP School

ZEP School은 어떤 서비스이고, 수업에서 어떤 경험을 주려고 하나요?

ZEP School은 선생님들이 메타버스를 수업에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플랫폼이에요. 성취 기준에 맞춰 선생님들과 함께 수업 자료 꾸러미를 제작하고, 선생님들이 복사해서 바로 쓸 수 있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학생이 맵에 들어가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하면 교과 내용을 학습할 수 있고, 중간중간 객관식이나 OX 같은 문제도 풀 수 있어요.

메타버스 안에서 자기 캐릭터로 활동하니까 학생들이 자신을 투영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재미 요소인 것 같아요. 교과서나 설명을 읽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학습자가 직접 공간 안을 움직이며 내용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독립운동가가 되어 3·1 만세운동을 체험하거나, 단종이 되어 그 시대를 경험하는 역사 콘텐츠가 있어요. 독도처럼 직접 가기 어려운 곳을 가상으로 둘러볼 수도 있고요. 국어 수업에서는 오브젝트를 클릭해 품사 설명을 보고 문제를 푸는 식으로 교과를 다르게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수업에서는 학생이 단순히 콘텐츠를 보는 데서 끝나지 않고, 자신의 캐릭터로 공간을 돌아다니며 다음 행동을 선택하게 됩니다. 선생님 입장에서는 수업 목표에 맞는 자료를 골라 활용할 수 있고, 학생 입장에서는 익숙한 게임처럼 공간을 탐험하면서 교과 내용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ZEP School이 만들고 싶은 경험입니다.

현장에서 다시 정의한 편리함

현장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기존 생각과 달라진 점이 있었나요?

사무실 안에서는 수업 자료 꾸러미를 만들어 복사해서 쓰게 하면 선생님들이 편하겠다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실증과 연수로 현장에 나가 보니 선생님들은 모든 맵을 탐험할 시간이 없고, 필요한 정보를 빨리 확인하면서 학생 관리도 동시에 해야 하더라고요.

자료가 잘 준비되어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은 수업 전에 필요한 내용을 빠르게 찾고, 수업 중에는 학생들이 어디까지 진행했는지 살피면서 다음 설명을 이어가야 했어요. 현장에 직접 가보니 자료 자체뿐 아니라 교사 관리 기능이 더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제품을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료를 복사해 사용할 수 있다는 기능이 중심으로 보였지만, 실제 수업에서는 자료를 찾는 시간과 학생을 관리하는 흐름이 함께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같은 기능도 사용하는 장소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을 배운 경험이었어요.

그 이후에는 어떤 방식으로 다음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나요?

지금은 사용자 수와 자료 복사 같은 정량 지표를 보고, CS와 현장 대화에서 얻는 정성적인 의견을 함께 살펴보고 있습니다. 숫자는 어떤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주고, 현장의 목소리는 왜 그런 현상이 생겼는지 이해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현장에서 선생님들이 실제로 어떤 순서로 움직이는지, 어디에서 멈추는지, 어떤 정보를 바로 확인하고 싶어 하는지를 들으면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장에 나가 ‘왜 이 기능이 필요한가’를 듣는 과정이 스쿨의 다음 일을 정하는 데 큰 기준이 되고 있어요.

제품의 방향은 한 번 정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용 장면을 확인하면서 계속 보완해야 한다고 느낍니다. 사무실에서 세운 가설과 현장에서 만난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그 차이를 다음 시도에 반영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초기 서비스를 구체화하는 PO의 일

스쿨 스쿼드 PO로서 지금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는 판단은 무엇인가요?

아직 초기 단계라서 선생님들에게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그중 어떤 것이 임팩트가 큰지 우선순위를 파악하는 일이 중요해요. 필요한 것을 찾는 것뿐 아니라, 지금 우리 팀이 만들 수 있는 형태로 구체화하고 빠르게 내부에서 만들어 딜리버리하는 과정까지 같이 보고 있습니다.

스쿨은 개발·콘텐츠·사업이 한 스쿼드에서 함께 움직이고 있어요. 사업에서 현장 의견을 모으고, 콘텐츠에서는 수업 자료를 만들고, 개발에서는 실제 기능으로 구현합니다. 서로 다른 관점이 한곳에서 만날 때 어떤 문제를 먼저 풀어야 하는지 더 입체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방향을 정할 때는 누구와 어떻게 의견을 모으나요?

방향을 혼자 정하는 건 아니에요. 교육청 세일즈를 담당하는 동료가 현장에서 들은 의견, 개발하면서 나온 의견, 선생님들에게 받은 피드백을 모아 함께 결정합니다. 한 사람의 감이나 한 가지 지표만으로 정하기보다, 서로 다른 위치에서 발견한 정보를 모아 지금 가장 필요한 일을 찾으려고 해요.

선도교사단과 연수, 블로그 같은 채널을 통해 더 많은 선생님이 써볼 수 있도록 하는 일도 병행하고 있어요. 제품을 만든 뒤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들이 직접 사용해보고 의견을 들려줄 수 있는 접점을 넓히는 것도 스쿨을 운영하는 일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맡은 PO 역할에서 가장 어려웠던 지점은 무엇이었나요?

1월에 입사한 뒤 처음부터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프로덕트 오너 역할은 처음이라, 개발을 어떻게 이해하고 기획으로 연결할지 어려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머릿속에 있는 문제의식을 팀이 함께 만들 수 있는 요구사항으로 바꾸는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완벽한 기획을 만들려고 하기보다, 지금 알고 있는 내용을 먼저 꺼내놓고 필요한 질문을 추가해가며 정리하려고 합니다. 혼자 오래 고민해서 답을 만든 뒤 전달하는 것보다, 개발·콘텐츠·사업의 관점에서 함께 확인하면서 기획을 구체화하는 편이 더 빠르고 정확할 때가 많습니다.

AI와 디자인 시스템으로 생각을 구체화하기

AI는 기획 업무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요?

최근에는 AI를 PRD 작성에 많이 활용해요. 어떤 기능이 왜 필요한지, 개발팀에 어떻게 요청해야 하는지를 대화로 구체화합니다. 제가 생각하지 못한 요구사항이나 고려할 점을 AI가 질문해 주면 거기에 답하면서 하나씩 정리해 가는 방식이에요.

머릿속 생각을 바로 문서로 옮기려고 하면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AI와 대화하면서 문제의 배경과 필요한 사용자, 기능의 범위, 예상되는 상황을 차례로 설명하다 보면 제가 무엇을 결정해야 하는지 선명해져요. AI가 기획을 대신 결정한다기보다, 제가 놓친 질문을 확인하고 생각을 구조화하는 도구로 쓰고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따로 없는 상황에서 화면을 만들 때는 어떤 기준을 사용하나요?

사내 시스템의 도움을 많이 받아요. 사내 디자인 시스템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그 기준을 바탕으로 화면을 잡아 달라고 하면 ZEP의 디자인에 맞는 프레임을 만들 수 있습니다. 기존 화면을 활용해 새로운 기능을 기획할 때도 그 시스템이 있어서 AI를 쓰기가 한결 수월해요.

화면을 먼저 시각화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됐습니다. 기능을 글로만 설명하면 제가 생각한 흐름과 다른 사람이 이해한 흐름이 다를 수 있는데, 화면이나 레이아웃으로 옮겨 보면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 사용자가 어느 순서로 움직일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기획과 화면을 함께 구체화하면 개발팀에 요청할 내용도 분명해집니다. 아직 완성된 디자인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막연한 아이디어를 팀이 함께 검토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데 AI와 디자인 시스템이 도움이 되고 있어요.

할 수 있는 일부터 빠르게 시도하기

예상하지 못한 이슈가 생기면 어떤 순서로 대응하시나요?

먼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요. 제 선에서 해결할 수 있으면 빨리 시도하고, 모르는 분야거나 제가 할 수 없는 일이라면 누가 가장 잘할 수 있는지 확인해서 도움을 요청합니다.

모든 걸 혼자 해결하려 하기보다 할 수 있는 일과 도움받을 일을 나누는 편이에요. 제가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먼저 확인하고, 다른 사람의 경험이나 전문성이 필요한 문제는 적합한 동료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구합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혼자 붙잡고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해결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판단하고 다음 사람에게 연결하는 것이 오히려 팀 전체의 속도를 높이는 방법일 때가 많아요.

ZEP에서 일하며 좋았던 점과, 스쿨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낀 순간을 들려주세요.

의견을 많이 내고 팀원들과 “이렇게 해보자”고 한 아이디어를 실제로 실행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스쿨이 성장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고요.

현장 선생님들이 “이 부분을 잘 썼다”, “좋았다”고 문의하거나 직접 말해 주실 때 특히 성취감을 느껴요. 스쿨이 더 많은 선생님에게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지거든요. 앞으로 유저가 늘고 연수 등으로 선생님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다면, 그 목소리를 바탕으로 스쿨을 더 발전시키고 싶어요.

앞으로의 목표와, 지금 함께 일하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지금까지는 문서 작업이나 기획에 AI를 많이 활용했다면, 앞으로는 개발적인 영역에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 AI가 나오고 일하는 방식이 빠르게 바뀌어서 따라가야 한다는 조급함을 느낀 적도 있지만, 마음만 급하다고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결국 직접 많이 시도하고 연습해 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새로운 도구를 어렵게만 생각하기보다, 내가 해결하려는 문제를 분명히 알고 작은 것부터 써보면 좋겠어요. 처음부터 큰 결과를 만들려고 하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정하고, 직접 시도하면서 다음 질문을 찾아가는 방식이 저에게도 중요한 일의 태도가 되고 있습니다.

ZEP School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비슷합니다. 선생님과 학생이 실제로 어떤 경험을 하는지 확인하고, 팀과 함께 우선순위를 정하고, 지금 할 수 있는 형태로 빠르게 시도합니다. 그 결과를 다시 현장에서 확인하며 다음 일을 정하는 과정이 스쿨을 성장시키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학습자의 경험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팀과 함께 필요한 일을 정한 뒤, AI와 새로운 도구를 활용해 실행의 범위를 넓혀가는 문유선님의 일하는 방식. ZEP School은 이렇게 작은 시도를 실제 수업의 변화로 연결하며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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